2025년 US 오픈 남자 단식은 개막부터 16강까지 그야말로 드라마 그 자체였습니다. 이변과 반전, 신예들의 패기 넘치는 도전, 그리고 코트를 뜨겁게 달군 신경전까지, 뉴욕의 여름을 더욱 뜨겁게 만들었던 이야기들을 좀 더 깊이 파헤쳐 봅니다.
1. 충격의 이변: 톱 시드들의 연이은 몰락
대회 초반 가장 큰 화제는 바로 톱 시드 선수들의 충격적인 조기 탈락이었습니다. 세계 랭킹 13위였던 다닐 메드베데프는 1라운드에서 프랑스의 무명 선수 벤자민 본지(Benjamin Bonzi)에게 5세트 접전 끝에 패배하며 대회를 마무리했습니다. 이 경기에서 메드베데프는 3세트 매치 포인트를 내준 상황에서 사진작가가 코트에 들어와 경기가 중단되자, 심판에게 강하게 항의하며 경기의 긴장감을 고조시켰습니다. 그는 결국 이 세트를 가져오며 경기를 5세트까지 끌고 갔지만, 본지에게 승리를 내주고 말았습니다.
랭킹 26위였던 스테파노스 치치파스 역시 2라운드에서 독일의 다니엘 알트마이어(Daniel Altmaier)에게 패하며 고배를 마셨습니다. 4시간 26분간 이어진 풀세트 혈투 끝에 패한 치치파스는 경기 후 알트마이어가 경기 중 사용했던 언더암 서브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며 "다음에 왜 너를 때리는지 궁금해하지 말라"는 발언을 해 논란을 낳았습니다. 이에 알트마이어는 "승리 후에 악수를 나누는 과정에서 이런 언쟁을 벌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응수하며 팽팽한 신경전을 이어갔습니다.
이들의 이른 탈락은 '절대 강자는 없다'는 테니스의 불문율을 다시 한번 증명해 보였습니다.
2. 코트를 뒤흔든 신예들의 반란, 그리고 아쉬운 부상
이번 대회는 미래 테니스 스타들의 데뷔 무대와 다름없었습니다. 특히 홈 코트의 이점을 십분 활용한 랭킹 6위 벤 셸턴의 활약은 팬들의 폭발적인 지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그의 활약은 아쉽게도 부상으로 중단되었습니다.
셸턴은 프랑스의 아드리안 만나리노(Adrian Mannarino)와의 3라운드 경기에서 3세트를 따내며 우세한 경기를 펼쳤지만, 3세트 마지막 포인트에서 넘어지면서 어깨 통증을 느꼈습니다. 4세트 초반부터 통증을 호소하던 셸턴은 결국 4세트를 내준 뒤 더 이상 경기를 이어가지 못하고 기권했습니다. 그의 첫 번째 기권패였기에 아쉬움은 더욱 컸습니다. 셸턴은 경기 후 "경쟁적인 마음으로 버텨내려 했지만, 이런 고통은 처음 느껴본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체코의 젊은 피, 이르지 레헤츠카 또한 주목할 만한 선수입니다. 랭킹 20위였던 그는 16강에 진출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3. 코트 위를 달군 신경전과 즈베레프의 부진
이번 US 오픈은 경기 내용 외에도 선수들 간의 흥미로운 신경전으로 연일 화제였습니다. 그리고 즈베레프는 또 다시 메이저 대회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3라운드에서 랭킹 17위 알렉산더 즈베레프와 랭킹 24위 펠릭스 오제-알리아심의 경기는 즈베레프의 극적인 역전패로 끝났습니다. 즈베레프는 첫 세트를 6-4로 따내며 순조롭게 출발했지만, 이어진 세트에서 오제-알리아심의 강력한 서브와 포핸드에 밀리며 결국 1-3(6-4, 6-7, 4-6, 4-6)으로 역전패를 당했습니다.
이번 패배로 즈베레프는 지난해 US 오픈에 이어 올해도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두며 부진을 이어갔습니다. 그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는 멘탈 불안정과 중요한 순간마다 터져 나오는 더블 폴트는 이번 대회에서도 발목을 잡았습니다. 특히 지난 호주 오픈 결승전에서도 시너에게 역전패를 당하는 등, 즈베레프는 메이저 대회 우승 문턱에서 번번이 좌절하는 모습을 보이며 팬들에게 큰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카를로스 알카라스와 노박 조코비치는 무실세트로 8강에 올라 순조로운 모습을 보였습니다. 특히 조코비치는 슈트루프를 상대로 3-0 완승을 거두며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주었고, 그랜드슬램 역대 최다인 64번째 8강 진출 기록을 세웠습니다.야닉 시너도 32강에서 데니스 샤포발로프를 3-1로, 16강에서 부블릭을 가볍게 3-0으로 제압하고 8강에 올랐습니다.
또한, 8강 대진이 확정되면서 알카라스와 조코비치가 8강에서 승리하면 준결승에서 맞붙게 될 가능성이 높아져 많은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다만, 조코비치의 8강 상대인 테일러 프리츠는 조코비치에게 10전 전패를 기록하고 있어, 과연 프리츠가 자국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넘사벽'인 조코비치를 상대로 첫 승리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이번 16강까지의 여정은 예측 불가능한 스포츠의 매력을 제대로 보여주었습니다. 이제 8강을 넘어, 누가 뉴욕의 챔피언 자리에 오를지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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