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윔블던 챔피언십은 개막 첫날부터 예측 불허의 결과들로 테니스 팬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특히 톱 시드를 받은 여러 선수들이 고전하거나 심지어 조기 탈락하면서, 올해 대회가 얼마나 흥미진진하게 흘러갈지 기대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카를로스 알카라스 (Carlos Alcaraz): 1라운드 승리 (3-2 vs. 파비오 포니니)
디펜딩 챔피언 카를로스 알카라스는 윔블던 3연패를 향한 첫 발걸음부터 큰 난관에 부딪혔습니다. 세계 랭킹 138위의 베테랑 파비오 포니니(이탈리아)를 상대로 4시간 37분에 걸친 혈투 끝에 세트스코어 3-2 (7-5, 6-7<5-7>, 7-5, 2-6, 6-1)로 힘겹게 승리했습니다. 알카라스는 경기 내내 불안정한 서브와 평소답지 않은 잦은 실수를 보이며 고전했습니다. 포니니는 노련한 경기 운영과 예측 불가능한 드롭샷, 백핸드 위닝샷으로 알카라스를 끈질기게 괴롭혔고, 특히 2세트 타이브레이크와 4세트에서 알카라스의 흔들림을 파고들어 승부를 5세트까지 끌고 갔습니다. 하지만 5세트에서는 알카라스가 챔피언의 저력을 발휘했습니다. 강력한 서브와 포핸드로 포인트를 연이어 따내며 포니니의 추격을 따돌리고 결국 승리를 가져갔습니다.
32도를 넘는 역대급 폭염 속에서 경기가 진행되었으며, 이로 인해 관중이 쓰러져 경기가 중단되는 상황까지 발생했습니다. 알카라스는 로저 페더러 이후 15년 만에 윔블던 1회전에서 5세트를 치른 디펜딩 챔피언이라는 기록을 남겼습니다.
경기 후 그는 "센터 코트에서 첫 경기는 결코 쉽지 않다. 윔블던은 특별하다. 최선을 다했지만, 더 나아질 수 있다고 말하고 싶다. 개선해야 한다"며 만족스럽지 못한 경기력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습니다.
홀게르 루네 vs. 니콜라스 재리: 윔블던 1라운드 상세 리뷰 (역전패)
세계 랭킹 8위의 홀게르 루네는 2025 윔블던 1라운드에서 니콜라스 재리를 상대로 두 세트를 먼저 따내고도 아쉽게 역전패를 당하며, 일찌감치 대회를 마감했습니다. 윔블던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자 했던 루네에게는 뼈아픈 결과였습니다.
경기는 루네의 우세로 시작했습니다. 루네는 첫 세트에서 날카로운 공격과 안정적인 플레이를 선보이며 재리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고 6-4로 세트를 가져왔습니다. 당시만 해도 루네의 승리가 유력해 보이는 분위기였습니다.
루네는 2세트에서도 흐름을 이어갔습니다. 재리가 강력한 서브를 앞세웠지만, 루네는 침착하게 리턴 기회를 살리고 중요한 순간마다 포인트를 따내며 다시 한번 6-4로 세트를 따냈습니다. 세트스코어 2-0으로 앞서가면서 루네의 2라운드 진출은 거의 확실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3세트부터 재리가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재리는 자신의 강력한 서브를 더욱 효과적으로 활용하며 루네를 압박했고, 루네의 서비스 게임을 브레이크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루네는 세트를 만회하기 위해 애썼지만, 재리의 끈질긴 수비와 공격에 밀려 5-7로 세트를 내줬습니다. 이 한 세트가 경기 흐름을 완전히 바꾸는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3세트를 가져가며 자신감을 얻은 재리는 4세트에서 더욱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쳤습니다. 루네는 재리의 강력한 포핸드와 안정적인 플레이에 고전했고, 자신의 범실도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3-6으로 세트를 내주면서 승부는 마지막 5세트까지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루네에게는 심리적인 압박이 커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운명의 마지막 5세트, 재리는 톱 랭커를 꺾겠다는 강한 의지를 불태웠습니다. 재리의 서브는 더욱 날카로워졌고, 베이스라인에서의 공격도 정교했습니다. 루네는 체력적인 부담과 함께 심리적으로도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재리는 결정적인 순간 루네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승기를 잡았고, 4-6으로 5세트를 마무리하며 기적 같은 역전승을 거뒀습니다.
이 경기는 루네가 초반에 확실하게 주도권을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재리의 끈질긴 투지와 강력한 서브(총 24개 에이스)에 무너진 경기였습니다. 재리는 중요한 순간마다 루네를 흔들었고, 특히 3세트부터 이어진 그의 집중력은 경기를 뒤집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루네는 잔디 코트에서 아직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과, 장기전에서 흔들리는 멘탈 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달아야 했습니다.
다닐 메드베데프 (Daniil Medvedev): 1라운드 탈락 (1-3 vs. 벤자민 본지)
세계 랭킹 9위이자 2년 연속 윔블던 준결승에 진출했던 다닐 메드베데프(러시아)는 2025 윔블던 1라운드에서 프랑스의 벤자민 본지(Benjamin Bonzi, 세계 랭킹 64위)에게 세트스코어 1-3 (6-7<2-7>, 6-3, 6-7<3-7>, 2-6)으로 충격적인 패배를 당하며 대회를 일찍 마감했습니다. 총 3시간 7분 동안 진행된 이 경기는 윔블던 개막일의 가장 큰 업셋 중 하나였습니다.
경기는 초반부터 팽팽하게 진행되었습니다. 메드베데프는 특유의 깊은 리턴과 예측 불가능한 플레이로 본지를 압박했지만, 본지 역시 강력한 서브와 베이스라인 플레이로 맞섰습니다. 두 선수 모두 자신의 서비스 게임을 안정적으로 지켜내며 1세트는 타이브레이크로 이어졌습니다. 타이브레이크에서 본지는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메드베데프의 실수를 유도했고, 7-2로 타이브레이크를 가져가며 첫 세트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이 세트 승리는 본지에게 큰 자신감을 안겨주었습니다.
한 세트를 내준 메드베데프는 2세트에서 반격에 나섰습니다. 본지의 서브를 한 차례 브레이크하며 리드를 잡았고, 자신의 서비스 게임을 침착하게 지켜내며 6-3으로 세트를 가져왔습니다. 경기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면서 메드베데프가 흐름을 잡는 듯 보였습니다.
2세트를 내줬음에도 불구하고 본지는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3세트 역시 두 선수 모두 브레이크 기회를 좀처럼 잡지 못하며 다시 타이브레이크에 돌입했습니다. 3세트 타이브레이크는 본지의 완벽한 승리였습니다. 그는 강력한 서브(이날 봉지는 총 18개의 에이스를 기록)와 과감한 포핸드 공격으로 메드베데프를 압도했고, 7-3으로 타이브레이크를 따내며 세트스코어 2-1로 다시 리드를 잡았습니다. 이 중요한 세트를 내준 것은 메드베데프에게 큰 심리적 타격으로 작용했습니다.
메드베데프는 3세트 패배의 여파로 4세트 초반부터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본지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메드베데프의 서브 게임을 연이어 브레이크하며 크게 앞서나갔습니다. 메드베데프는 자신의 라켓을 코트에 내리치는 등 감정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며, 결국 자신의 플레이를 회복하지 못했습니다. 본지는 여유롭고 침착하게 경기를 운영했고, 6-2로 4세트를 마무리하며 생애 두 번째 톱10 승리이자 그랜드 슬램 대회에서의 첫 톱10 승리라는 값진 결과를 얻어냈습니다.
본지는 이날 18개의 에이스를 기록하며 메드베데프(14개 에이스)보다 더 많은 에이스를 꽂아 넣었습니다. 특히 첫 서브 득점률이 높았으며 (78%), 중요한 순간에 클러치 서브를 성공시키며 위기를 넘겼습니다. 메드베데프는 평소 강력한 리턴 능력을 자랑하지만, 이날 본지의 서브를 효과적으로 공략하지 못했습니다. 본지는 4번의 브레이크 기회 중 3번을 성공시키며 효율적인 득점력을 보여줬습니다. 메드베데프는 47개의 언포스드 에러를 범하며 봉지(33개)보다 훨씬 많은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특히 12개의 더블 폴트는 그의 불안정한 서브를 여실히 보여주었습니다. 본지는 베이스라인에서 일관된 깊이 있는 샷과 정확한 컨트롤로 메드베데프의 리듬을 깼습니다. 또한, 44번의 네트 대시 중 30번을 성공시키며 공격적인 의지를 보여줬습니다. 이번 패배는 메드베데프에게 이번 시즌 세 번째 그랜드 슬램 1, 2라운드 탈락(호주 오픈 2라운드, 프랑스 오픈 1라운드)이었습니다. 윔블던에서는 처음으로 1라운드 탈락을 경험했습니다.
벤자민 본지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오늘은 저에게 특별한 날이다. 그랜드 슬램에서 첫 톱10 승리다. 윔블던은 특별한 대회이고 분위기, 코트, 잔디 모든 것이 좋다. 다닐은 훌륭한 선수이고, 이곳에서 두 번이나 준결승에 올랐다. 힘든 경기였지만, 가끔은 이런 선수를 1라운드에서 만나는 게 더 좋을 때도 있다.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다닐 메드베데프는 "힘들다, 슬프다. 하지만 경기는 끝났으니 할 수 있는 게 없다. 그가 정말 잘 쳤다고 생각한다. 내가 그렇게 나쁘게 치지는 않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내가 더 잘할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았다고 본다. 그의 수준에 놀랐다."고 했다.
이번 경기는 본지의 뛰어난 경기력과 더불어 메드베데프의 최근 그랜드 슬램에서의 부진이 겹치면서 나온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메드베데프에게는 남은 시즌을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 될 패배로 기록될 것입니다.
스테파노스 치치파스 (Stefanos Tsitsipas): 1라운드 기권
세계 랭킹 11위의 스테파노스 치치파스(그리스)는 1라운드에서 프랑스의 발렌틴 로와예(Valentin Royer, 세계 랭킹 195위)를 상대로 경기 도중 기권했습니다. 기권 당시 6:3,6:2 스코어는 치치파스의 몸 상태가 심각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치치파스는 경기 전부터 등 부상으로 인해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고 알려졌습니다. 경기가 진행될수록 통증이 심해진 것으로 보이며, 결국 남은 경기를 소화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기권을 선택했습니다. 그는 경기 후 "이런 상황에 처한 스스로를 보는 건 정말 고통스럽다. 기권하거나 경기를 중단해야 하는 걸 정말 싫어한다. 이대로 계속된다면, 경기를 하는 의미가 없다"며 깊은 좌절감을 드러냈습니다. 치치파스는 잔디 코트에서 유독 약한 모습을 보여왔는데, 이번 부상 기권으로 그의 윔블던 잔디 코트 징크스가 계속될지 많은 팬들이 우려하고 있습니다.
1라운드 이변 분석 및 시사점
이번 윔블던 1라운드에서 이처럼 톱 랭커들이 고전하거나 탈락하는 현상은 몇 가지 요인으로 분석될 수 있습니다:
잔디 코트는 바운스가 낮고 빨라 선수들에게 가장 적응하기 어려운 코트입니다. 짧은 잔디 시즌으로 인해 충분한 연습을 하지 못하는 선수들에게는 특히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최근 ATP 투어에는 재능 있는 젊은 선수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이들은 톱 랭커들에게 전혀 주눅 들지 않고 과감하고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치며 이변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그랜드 슬램이라는 큰 무대에서 하위 랭커들은 자신의 기량을 최대한 발휘하기 위해 더욱 절실하게 임합니다. 이들의 투지는 톱 랭커들을 위협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윔블던 개막일부터 이어진 폭염은 선수들의 체력에 큰 부담을 주었을 것입니다. 또한, 치치파스처럼 부상으로 인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지 못하는 선수들에게는 1라운드부터 쉽지 않은 경기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 윔블던은 1라운드부터 디펜딩 챔피언인 알카라스의 고전, 루네와 메드베데프 같은 톱 랭커들의 충격적인 탈락, 그리고 치치파스의 기권 등 이변이 속출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흥미진진한 대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과연 남은 경기들에서는 어떤 드라마가 펼쳐질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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