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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2025 윔블던 오픈 1라운드 대이변 속출: 강호들의 예상 밖 탈락, 그 원인은 무엇인가?

by gibongi 2025. 7.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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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윔블던 오픈 남자 단식 1라운드 이틀째는 그야말로 ‘이변의 날’이었습니다. 야닉 시너, 노박 조코비치, 제이슨 드레이퍼, 벤 쉘튼, 토미 폴 등 많은 명성 있는 선수들이 큰 어려움 없이 2라운드에 안착했지만, 세계 랭킹 상위권 선수들과 직전 잔디 시즌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두었던 선수들이 대거 조기 탈락하며 팬들에게 충격을 안겼습니다. 특히 남자 단식에서는 알렉산더 즈베레프(3번 시드), 로렌초 무세티(7번 시드), 다닐 메드베데프(9번 시드), 알렉산더 부블릭이 고배를 마셨고, 여자 단식에서는 제시카 페굴라(3번 시드),정 친원(5번 시드), 바도사(9번 시드), 그리고 유력한 우승 후보였던 코코 고프(2번 시드)까지 탈락의 쓴맛을 봤습니다.

직전 잔디 코트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거나 좋은 성적을 거두며 윔블던에서의 선전을 기대하게 했던 이들이 불과 며칠 만에 이렇게 허무하게 짐을 쌌다는 사실은 많은 의문을 자아냅니다. 과연 이들의 갑작스러운 경기력 저하와 예상치 못한 탈락에는 어떤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했을까요?

즈베레프 경기 장면[출처:atp tour]

주요 탈락 선수 1라운드 경기 리뷰 및 분석

1. 알렉산더 즈베레프 (4번 시드) vs 아르튀르 린더크네시 (72위) - 2-3 (6-7, 7-6(7), 3-6, 7-6, 4-6)

 즈베레프는 프랑스 선수 린더크네시를 상대로 풀세트 접전을 펼쳤으나 결국 패했습니다. 즈베레프는 롤랑가로스에서 8강에 진출하며 클레이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고, 잔디 시즌 첫 대회인 할레 오픈에서도 준결승에 진출하며 좋은 흐름을 보였습니다. 즈베레프는 경기 후 "이토록 공허함을 느낀 적이 없다"며 정신적인 어려움을 토로했습니다. 롤랑가로스에서의 격렬한 경기와 이후 잔디 시즌으로의 빠른 전환이 심리적, 육체적 피로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린더크네시의 공격적인 서브와 포핸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했으며, 중요한 순간 집중력 저하로 인한 실책이 많았습니다. 특히 잔디 코트에서 요구되는 빠른 반응과 네트 플레이에서 아쉬움을 보였습니다.

2. 로렌초 무세티 (7번 시드) vs 니콜로스 바실라시빌리 (126위) - 1-3 (2-6, 6-4,5-7,1-6)

 무세티는 예선을 거쳐 올라온 조지아의 바실라시빌리에게 단 한 세트만 따내고 완패했습니다. 무세티는 직전 슈투트가르트 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잔디 코트 강자로서의 면모를 보여주었기에 더욱 충격적인 결과였습니다.무세티는 롤랑가로스 준결승에서 기권할 정도로 부상에 시달렸습니다. 슈투트가르트 오픈 우승에도 불구하고, 윔블던에서는 아직 완벽한 몸 상태가 아니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잔디 코트에서 요구되는 빠른 스텝과 폭발적인 움직임이 부족했고, 바실라시빌리의 강력한 스트로크와 공격적인 플레이에 휘둘리며 자신의 게임을 펼치지 못했습니다. 바실라시빌리는 예선을 뚫고 올라오며 한껏 기세를 올린 상태였습니다.

3. 다닐 메드베데프 (9번 시드) vs 벤자민 본지 (78위) - 1-3 (6-4, 5-7, 4-6, 3-6)

 메드베데프는 프랑스의 본지에게 역전패를 당하며 1라운드에서 탈락했습니다. 메드베데프는 할레 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윔블던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으나, 메이저 대회에서는 다시 한번 잔디 코트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메드베데프는 잔디 코트에서의 서브 앤 발리 플레이에 대한 적응이 아직 부족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보여주었습니다. 본지는 빠르고 공격적인 플레이로 메드베베프를 압박했으며, 메드베데프의 백핸드 슬라이스와 디펜시브한 플레이가 잔디 코트에서는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특히 중요한 순간 본지의 과감한 네트 플레이에 대한 대응이 미숙했습니다.

4. 알렉산더 부블릭 (13번 시드) vs 자우메 무나르 (63위) - 2-3 (4-6, 6-3, 6-4, 6-7(5), 2-6)

부블릭은 스페인의 무나르에게 풀세트 접전 끝에 패하며 탈락했습니다. 부블릭은 할레 오픈에서 우승하며 잔디 코트에서의 강력함을 입증했기에 이변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부블릭은 예측 불가능한 플레이 스타일로 유명하지만, 이번 경기에서는 이러한 변칙적인 플레이가 오히려 독이 되었습니다. 무나르는 부블릭의 스타일을 잘 파악하고 침착하게 대응했으며, 부블릭의 서브 게임을 효과적으로 공략했습니다. 부블릭의 서브 에러가 많았고, 특히 4세트 타이브레이크를 내준 후 5세트에서의 급격한 집중력 및 체력 저하가 눈에 띄었습니다. 무나르의 꾸준함과 부블릭의 기복이 승패를 갈랐습니다.

5. 제시카 페굴라 (3번 시드) vs 엘리사베타 코치아레또 (116위) - 0-2 (3-6, 4-6) 

페굴라는 이탈리아의 코치아레또에게 단 두 세트 만에 완패하며 여자 단식의 가장 큰 이변 중 하나를 만들어냈습니다. 페굴라는 베를린 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윔블던에 대한 기대를 높였습니다. 페굴라는 잔디 코트에서의 움직임과 리턴 게임에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코치아레또는 강력한 서브와 과감한 네트 플레이로 페굴라를 압박했고, 페굴라는 자신의 스트로크 리듬을 찾지 못했습니다. 잔디 코트에서의 낮은 바운스와 빠른 공에 대한 적응이 덜 된 모습이었으며, 심리적인 압박감도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입니다.

6. 코코 고프 (2번 시드) vs 다야나 야스트렘스카 (42위) - 0-2 (6-7(3), 1-6)

 올해 프랑스 오픈 우승자이자 윔블던의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고프는 우크라이나의 야스트렘스카에게 스트레이트 세트 완패를 당했습니다. 고프의 탈락은 이번 윔블던 최대의 이변 중 하나로 꼽힙니다.고프는 프랑스 오픈 클레이 코트에서 최고의 기량을 선보였지만, 잔디 코트에서의 적응에는 시간이 더 필요했습니다. 베를린 오픈에서도 1라운드에서 패했던 만큼 잔디 코트에서의 준비가 충분치 않았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고프는 야스트렘스카와의 경기에서 총 9번의 더블 폴트를 기록하는 등 서브 불안정 문제를 드러냈습니다. 야스트렘스카는 고프의 약점을 효과적으로 공략하며 공격적인 플레이와 투지를 바탕으로 승리를 거머쥐었습니다. 프랑스 오픈 우승이라는 거대한 성공이 윔블던에서 높은 기대감과 심리적 압박으로 작용했을 수도 있습니다.

2025윔블던 오픈 즈베레프와 고프 [출처:atp tour]

강호들의 탈락, 불과 며칠 사이 경기력이 달라진 이유에 대한 종합 분석

직전 잔디 시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던 선수들이 윔블던 1라운드에서 대거 탈락하는 것은 분명 의문스러운 현상이며, 여기에는 여러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번 윔블던 1라운드에서 총 23명의 시드 배정자(남녀 통합)가 탈락했는데, 이는 남녀 각 32명을 시드 배정한 2001년 이후 메이저 대회 최다 탈락 기록입니다.

1. '윔블던 잔디'의 미묘한 특수성과 적응의 어려움:모든 잔디 코트가 동일하지 않습니다. 윔블던의 잔디는 다른 잔디 코트 대회(예: 할레, 슈투트가르트, 베를린 등)보다 더 빠르고, 공의 바운스가 낮으며, 때로는 더 미끄럽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선수들이 며칠 전 다른 잔디 코트에서 우승했더라도, 윔블던 코트의 미묘한 차이에 완벽하게 적응하지 못하면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윔블던은 변덕스러운 날씨로 유명합니다. 습도, 기온, 바람 등은 공의 속도와 바운스에 지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며칠 전 경기가 진행되었던 대회와 윔블던의 경기 당일 날씨가 크게 달랐다면, 이는 선수들의 공 컨트롤과 스텝에 영향을 미쳐 경기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2. 심리적 압박과 메이저 대회의 중압감:직전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거나 메이저 대회 우승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선수들은 스스로에게도, 그리고 팬들에게도 윔블던에서의 높은 기대감을 안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대감은 때로는 선수들에게 과도한 심리적 압박으로 작용하여, 평소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하거나 중요한 순간에 치명적인 실수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즈베레프의 경우처럼 정신적인 피로가 육체적인 문제보다 더 클 수 있으며, 코코 고프의 프랑스 오픈 우승 이후의 부담감도 마찬가지입니다.윔블던은 테니스 선수들에게 가장 권위 있고 상징적인 대회입니다. 이러한 '꿈의 무대'라는 상징성은 선수들에게 엄청난 긴장감을 부여하며, 평소보다 더욱 경직된 플레이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3. 짧은 잔디 시즌과 누적된 피로: 롤랑가로스(클레이 코트)에서 윔블던(잔디 코트)으로 넘어오는 기간이 매우 짧습니다. 클레이 코트와 잔디 코트는 공의 바운스, 스윙 궤적, 스텝 방식 등 모든 면에서 극명하게 다르기 때문에, 선수들은 이 짧은 시간 안에 완벽하게 적응해야 합니다.특히 롤랑가로스에서 깊이 진출했던 선수들은 클레이 코트에서 엄청난 체력을 소모했을 것입니다. 며칠 쉬고 바로 잔디 코트 시즌으로 넘어가면서 체력적인 피로가 누적될 수 있습니다. 무세티의 경우처럼 부상에서 완벽하게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대회를 소화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4. 언더독들의 기량 향상과 '잃을 것 없는' 투지: 이제 투어의 하위 랭커들이나 예선 통과 선수들도 톱 랭커들과의 격차가 크게 줄었음을 보여줍니다. 특정 코트에서의 특화된 기량이나 '그 날의 컨디션'이 승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예선을 뚫고 올라온 바실라시빌리와 같은 선수들은 이미 몇 경기를 치르며 잔디 코트 감각을 끌어올린 상태이기도 합니다.

랭킹이 낮은 선수들에게 메이저 대회에서 톱시드 선수를 꺾는 것은 커리어에 큰 전환점이자 엄청난 동기 부여가 됩니다. 이들은 '잃을 것이 없는' 자세로 더욱 과감하고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펼치며, 예상치 못한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이변의 주인공이 된 린더크네시, 봉지, 퍼셀, 코치아레또, 야스트렘스카 등은 모두 톱시드 선수를 상대로 인생 경기를 펼쳤다고 볼 수 있습니다.

 

2025 윔블던 오픈 1라운드의 충격적인 결과는 잔디 코트 테니스의 예측 불가능성과 메이저 대회가 주는 특유의 압박감, 그리고 선수 개개인의 심리적,육체적 컨디션 등 복합적인 요인이 어우러진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변들이 오히려 대회를 더욱 흥미진진하게 만들고 있으며, 앞으로 남은 라운드에서 어떤 드라마가 펼쳐질지 전 세계 테니스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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